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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도쿄 아사쿠사 카페 킷사텐 크림소다 커피젤리 맛집 '카페 드 락 (Café de Raak)' 비흡연자 추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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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사쿠사 카페드락 방문 후기의 썸네일

 

Café de Raak · 1 Chome-20-12 Asakusa, Taito City, Tokyo 111-0032 일본

★★★★☆ · 카페

www.google.com

카페 드 락 (Café de Raak)


1 Chome-20-12 Asakusa, Taito City, Tokyo 111-0032

Mon-Sun 오전 10:00~오후08:00


 

 

최근 한국에는 커피 없이 못 사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이야 물론 스타벅스나 빽다방같은 체인점이 유명하지만, 그 시초는 빽다방이라는 이름이 상기하듯 '다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도 직접 가본 적은 없다. 쌍화탕에 계란 노른자를 넣어준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오늘날의 믹스커피, 즉 달콤한 설탕과 프림을 넣어 만드는 다방커피의 시초이자 실내 금연이 가능했다던 옛날 다방의 문화는 겪어보지 않은 나조차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일본에는 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위기의 '킷사텐' 문화가 있다. 대체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지닌 커피숍을 말한다. 역시나 실내금연이 가능한 곳이 많다. 오므라이스 혹은 나폴리탄처럼 간단한 식사류와 홍차,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 

 

 

2023년 연말, 현지의 레트로 감성을 느끼고 싶었던 나는 숙소 근처에 킷사텐이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비흡연자인지라 담배를 마음껏 피울 수 있는 킷사텐은 가기 싫었다. 여행 중 옷에 담배냄새가 배는 것도 싫었고 간접흡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사쿠사 상점가의 2층에 위치한 '카페 드 락'은 비흡연자가 도전하기에도 적절한 곳이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전에 확실히 금연인지 알아보기 위해 좀 더 조사했더니 '분연' 공간이라고 한다.

 

◆ 분연; 흡연 장소와 금연 장소를 명확히 나누는 것.

 

카운터석은 흡연이 가능하고, 안쪽 공간은 금연 공간인 것으로 보인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카운터에 손님이 없었고 담배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아사쿠사 중심가 근처이므로 피곤할 때 들러서 카운터에 앉은 사람이 없다면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매장사진


킷사텐 카페 드 락의 외관 사진 (2층)
photo by  ぼうタカ

 

 

아사쿠사의 가장 유명한 절 센소지 근처 번화가에 위치한 카페드락. 공간이 넓지는 않은데 길쭉한 편이다. 사람이 많고 붐비는 상점가를 걷다가 지치면 들어가기에 딱 적당한 위치에 있다. 실제로 나와 내 일행은 유명한 몬쟈야키 가게에 웨이팅을 걸어놓고 기다리면서 이 곳에서 쉬었다.

 

카페 드 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1층 문이 언제나 활짝 열려있고 계단을 통해 바로 이어져있다. 입구와 카운터석이 가깝기 때문에 만약 흡연하는 손님이 있더라도 금방 환기가 되어서 냄새가 덜 나는 게 아닐까 싶다.

 

 

 

 

 

내부사진


카페 드 락의 내부 거울에 음식 메뉴 사진이 붙어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반사되어 보인다창가쪽 자리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과 오므라이스 메뉴 설명 및 가격이 안내되어 있다

 

가게에서 판매하는 메뉴 사진을 직접 찍어서 여기저기에 붙여두었다. 세련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특유의 키치한 감성이 돋보인다. 커피나 팬케이크, 아이스크림, 오므라이스 사진이 잔뜩 있고 메뉴판도 따로 가져다 주신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에게 200엔을 내면 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 안내문카페 드 락 다른 각도의 창문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

 

위치가 번화가 한복판이라서 화장실을 따로 이용하고 싶어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은 듯 하다. 음식이나 음료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화장실을 쓰고 싶으면 200엔을 내면 된다고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안쪽 구석의 창가 쪽에 앉았는데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유유자적 구경하며 쉴 수 있어 좋았다. 테이블이 작아서 셋이 앉기는 불편했는데 다행히 주인장분이 직접 오셔서 테이블을 붙여주시는 등 굉장히 친절하셨다.

 

 

 

 

 

메뉴판


한국어 메뉴판이 손글씨로 쓰여있다

 

구글 리뷰를 보니 한국인들도 많이 방문하고, 답글을 꼭 달아주시는데 "우리도 매년 한국에 여행을 가고, 갈 때마다 친절한 응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한국 손님들에게도 최대한 친절하게 응대하고 있습니다"라는 요지의 글이었다. 이를 반영한 듯 직접 손글씨로 한글을 써서 만든 한국어 메뉴판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누가 쓴 건지는 몰라도 달필이다. 1인 1메뉴 주문, 세금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라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 세금은 메뉴판에 적힌 금액에서 10% 더 추가하면 된다.

 

우리는 커피젤리(770엔),

아이스라떼(770엔),

스카이트리 크림소다(1200엔),

팬케이크(770엔)

 

총 4가지를 주문했다.

 

 

 

 

 

음식사진


스카이트리 크림소다스카이트리 크림소다 확대한 모습아사쿠사의 실제 스카이트리 사진

 

아사쿠사에는 스카이트리라는 타워가 있다.  (맨 오른쪽 사진)지상 69층, 높이 634m짜리 스카이트리를 형상화한 크림소다는 확실히 길고 거대했다. 이걸 들고 서빙하느라 서버분이 흔들흔들 위태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는데 나는 못 봤고 내 친구들이 보고 매우 즐거워했다.

 

커피젤리와 시럽과 아이스크림팬케이크를 포크로 찍어 가까이 촬영한 사진

 

내가 주문한 커피젤리는 위에 생크림이 올라가 있었다. 옆에 시럽과 아이스크림도 함께 구성되어 알찼다. 일본 만화 중에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이라는 만화가 있는데 주인공이 커피젤리를 엄청 좋아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커피젤리를 파는 가게가 있으면 괜히 한 번씩 주문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매번 무표정한 얼굴이다가 커피젤리 먹을 때만 행복한 얼굴을 한다.

 

밋은 쌉싸름한 커피맛이고 식감은 쫄깃하다기 보다는 입 안에서 흩어지는 식감. 청포묵 같다고 하면 좀 그런가? 아무튼 달콤한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먹으면 발란스가 좋아서 한 번쯤 먹어볼 만 하다. 다만 이 곳의 팬케이크는 추천하지 않는다. 일본의 수플레 팬케이크 같은 걸 상상하면 안 되고 좀 두꺼운 카스테라 같은 맛이라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총평


손글씨로 쓰여있는 영수증과 현금

 

총 3510엔을 결제했다. 영수증도 손글씨로 써서 나온다. 이것도 괜히 옛스러워서 좋다. 옛날에 빌지라고 불렸던 그 종이. 요즘에도 김밥천국 같은 곳에서 볼 수 있긴 하다.  이 곳은 특별한 맛을 기대하기 보다는 편안한 휴식과 레트로 감성을 기대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인 부부 내외의 독특한 분위기와 한국인들에게 친절한 응대가 참 인상 깊었다.

 

사실 일본에 가면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차가운 응대를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서툴더라도 영어보다는 일본어로 소통하려고 하면 오히려 깔보는 느낌이 좀 있다고 할까? 특히 지하철 역무원들에게  뭘 물어보면 너무 싸늘하게 대답해서 기분이 나빠진 경험이 있다. 하도 관광객이 많아서 평소에도 질문을 많이 받아 지친 것일까? 이런 이야기 하면 그러게 일본을 왜 가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가깝기도 하고 적은 금액으로 해외를 갈 수 있으니 선택지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이 곳의 친절한 응대가 마음에 녹아들었던 이유는 전날의 역무원 아저씨랑 비교되어서 더욱 사무쳤다고 볼 수 있겠다. 멀리서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아사쿠사 근처에 볼일이 있고 지쳐 있다면 한 번 쯤 방문해볼만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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