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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

초보 혼밥러의 아주대 중식당 도전 - 짜장맛좀볼래요 방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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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맛좀볼래요 리뷰 썸네일

 

짜장맛좀볼래요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주로 9 (우만동 578-1)

place.map.kakao.com

짜장맛좀볼래요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주로 9 

031-211-0101


비가 꽤 많이 내리는 수요일 점심시간. 직장인 친구들이 어제부터 이번 주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고 성화다. 이번 설 연휴는 주말이 중간에 껴 있었기때문에 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덕분에 2주동안 주 4일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해주었었다. 즉 시간이 느리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번 주는 5일을 근무해야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나 저러나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점심메뉴를 고민해본다. 비도 오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비록 기온은 영상일지라도 체감 온도는 영하로 느껴진다. 우산이 뒤집힐 것 처럼 거세고 칼처럼 매서운 바람을 뚫고 오늘은 어디로 갈까? 사무실과 가까운 곳이면 좋겠고, 고기도 좀 들어가 있는 메뉴에, 국물도 있으면 딱인데.

 

고민 끝에 들어가게 된 곳은 아주대학교 근처 중식당 중 하나인 '짜장맛좀볼래요' 였다. 이름이 독특하다. 마지막에 '요'자만 없었으면 싸움 거는 느낌의 호전적인 가게명이 될 뻔 했다.

 

 

매장사진


짜장맛좀볼래요 가게의 외부 사진

 

겉보기에는 매우 협소해보이지만 가게 내부가 동굴처럼 길쭉한 형태로 이어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수막에 29년의 전통이라고 적혀 있다.  이 현수막을 올해 달았는지 알 수 없으니 아마 이것보다 더 긴 전통을 자랑하는 곳일 수도 있겠다. 옛날에는 인사맨이라는 상호를 썼나보다. 옛날에 개그콘서트에 강성범이라는 아저씨가 온갖 이야기를 숨도 쉬지 않고 늘어놓는 '수다맨' 캐릭터를 맡았었는데 그거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지 괜히 궁금해진다.

 

카카오맵에도 네이버지도에도 운영시간에 대해 딱히 기재해 놓은 것은 없다. 다만 가게 입구 근처에 새벽0시까지 운영한다고 적혀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만약 정말 그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면 일하시는 이모님이나 주방장님이 힘드실 것 같다.

 

내부사진


가게 내부의 테이블과 의자가게의 반찬과 물 셀프 코너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여전히 좁아보이는데 이게 ┌ 자로 저 오른쪽에도 공간이 있어서 주방도 따로 있고 계산하는 곳도 있고 아무튼 자리는 넉넉하다는 이야기. 점심 손님들이 많은데 혼밥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사진은 마침 다들 우루루 나가셨을 때 은근슬쩍 찍은거라 아무도 없어보이는 겁니다. 물과 반찬은 셀프이고 정수기도 있으니까 난 따뜻한 물이랑 단무지 3개(먹을 만큼만)를 챙겼다.

 

셀프 코너에서 가져온 따뜻한 물과 단무지3개, 앞그릇, 수저, 젓가락

 

셀프 반찬대 근처도 아주 청결하고 이모님이 계속 신경쓰고 계신 게 보였다. 뭐든지 다 세팅해주는 것보다 이렇게 내가 먹을 만큼만 적당히 스스로 가져오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메뉴판


가게 내부 메뉴판

 

내가 놀랐던 건 바로 이 메뉴판 속의 가격때문이었다. 요즘 짜장면 5000원에 파는 곳은 정말 흔치 않다. 기본이 7000원이다. 이 곳의 7000원 메뉴는 1인세트라고 해서 짜장이나 짬뽕을 탕수육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이다. 게다가 삼색정식이라고 해서 볶음밥+탕수육+짜장or짬뽕을 함께 먹을 수 있는 8000원짜리 메뉴까지 있다. 이렇게 장사하려면 수고롭고 마진도 얼마 남지 않을텐데 괜찮으신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음식사진


짬뽕과 탕수육이 한 그릇에 들어있는 탕짜면

 

내가 주문한 것은 1인세트 탕짜면. 짬뽕과 탕수육이 함께 나오는 메뉴이다. 일단 양이 많다. 특히 탕수육이 정말 많다. 나는 평소에도 탕수육을 좋아해서 이런 1인 세트메뉴를 곧잘 시켜먹곤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탕수육의 양이 적다. 많아봤자 8조각 남짓? 근데 여기는 못해도 15조각 정도 들어있는 것 같다.

 

 

짬뽕에 들어있는 홍합과 오징어, 야채 짬뽕의 면발을 들어올린 모습

 

짬뽕도 만만치 않다. 홍합, 멘마(죽순), 오징어와 각종 야채들이 아주 제대로 들어가 있다. 맵기는 신라면보다 살짝 덜 매운 정도? 맵찔이인 나도 콧물 훌쩍이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정도였다. 면발은 얇고 잘 삶아져 부드러운 식감이다.

 

 

 

한 입 베어물어 속이 보이는 탕수육

 

탕수육 상태도 좋다. 고기는 얇지만 점심 주문에 맞춰 갓 튀겨낸 탕수육이다 보니 뜨끈하고 바삭바삭하다. 난 뜨거운 걸 못 먹는 편이라 좀 식혀서 먹었는데 식어도 맛있었다. 너무 시지 않고 달달한 양념에 양파와 당근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서 느끼할 때마다 하나씩 곁들여 먹는 것도 별미다.

 

총평


단골 고객이 많은 식당이라고 느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가성비가 넘치고 정이 넘친다. 자주 오시는 분들은 식당 이모님과 주방장님에게 나가기전 꼭 인사를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맛있게 잘 먹고 가요, 이모. 감사합니다."

"으응, 그래요. 잘가요~"

 

밖은 비가 추적추적 어둡게 내리는데 가게 안 사람들의 밝은 얼굴을 보니 괜히 나까지 마음이 따뜻해졌다.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 혼자 가서라도 둘이 가서라도 셋이 가서라도 기분좋게 친절한 이모님을 만날 수 있는 곳.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아도 맛있는 중식을 모자라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곳이라서 추천드린다.

 

 

직접 내돈내산으로 사 먹은 것을 인증하기 위해 첨부한 7000원을 지불한 영수증

 

잘 먹었습니다 !

(아직도 영수증에는 인사맨이라고 찍히는 것도 왠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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