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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생활

사순절 고난을 떠올리며, 화가 나고 짜증이 날때 말씀 묵상 - 마태복음 5장 44-4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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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갈등으로 화가 날때 했던 기도 


 

 

우리는 살면서 늘 불안과 갈등에 시달립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더라도 앞으로 다가올 나쁜 일들을 예상하고 두려운 마음에 떨고는 하지요. 혹은 작고 큰 원인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좋은 관계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잘 지내던 사이에서도 갑자기 배신 당하거나 불합리적인 일을 겪을 때도 있습니다.

 

불안과 갈등에 휘말리면 사람은 쉽게 화가 나고 짜증이 납니다. 평소에는 충분히 배려할 수 있었던 것도 여유가 없으니 불가능해집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남을 위해주기 보다는 '나' 자신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가까운 사람이 내 의견을 따라주지 않고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오히려 나보다는 상대방이 더욱 이기적이라고 여기기 시작합니다. 한 발 물러서서 양보하거나 부드럽게 타이르기보다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뾰족한 말들을 내뱉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상대방도 상처를 받고 사이가 멀어지게 됩니다. 서로 날이 선 말을 주고 받은 후 속이 시원해지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각자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화가 가득 차 있어 기분이 나쁘고 찝찝한 상태로 스트레스를 받을 뿐 입니다.

 

 

 

저도 최근에 동생과 별 것 아닌 일로 다툰 적이 있습니다. 저녁을 누가 차리느냐, 설거지는 누가 더 하느냐 등 집안일을 서로 미루다가 의가 상했습니다. 정말 사소한데도 불구하고 이런 사소한 일을 왜 배려해주지 않는지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자 분노가 채워졌습니다. 동생이지만 저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할 만큼 평소 사이가 좋고 가까운데도 이렇게 싸우기 시작하니 얼굴을 마주하기 불편하고 꺼려지더라구요. 

 

그래서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마음은 주님이 주시는 마음이 아닙니다. 동생을 미워하고 탓하는 마음은 저의 인간적인 추한 마음입니다. 제가 늘 주님 닮아가고 싶다고 기도하고, 주님 뜻대로 저를 사용하시기를, 저를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하면서도 저는 이렇게 무너집니다.

 

 

그런데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러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은 하는데 화난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고 답답합니다. 내가 왜 먼저 양보해야하는지 억울하기만 합니다. 이런 저를 어떻게 할까요? 저는 할 수 없으니 주님께서 도와주세요. 제가 기도를 마치고 성경을 읽을 때 저에게 필요한 말씀을 주세요. 

 

 

 

 

 

 

그리고 나서 성경책을 펴고 마음 내키는대로 몇 장 넘기고 나니 마태복음 5장이 나왔습니다. 거기에는 제 마음에 다가오는 성경 구절이 있었습니다.

 

 

 

 

 

 

 

 

 

성경말씀 마태복음 5장 44-45절 : 원수를 사랑하라


 

 

 

사순절을 지내며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볼 때에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이 땅 위에서 살아가시는 동안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것임을, 극심한 고통과 조롱을 당할 것이라는 비참한 사실을 이미 알고 계신 그 분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 하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신의 존재이지만 동시에 연약하고 부족한 인간의 몸을 입고 태어나신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언제나 자신들의 병을 고쳐달라며 매달리는 사람들과, 말로는 주님을 따른다고 하면서도 마지막에는 배신할 것이 분명한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짜증이 나고 진저리가 날 때도 있지 않으셨을까요? 나는 너희들을 위해 십자가에 매달려야 하는데 그깟 작은 고난이 힘드냐고,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고 다그치고 싶지 않으셨을까요? 만약 저였다면 모두가 저의 원수같다고 느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랑으로 모든 사람들을 대하셨습니다. 

 

 

드라마에나 존재하는 극적인 원수를 만날 때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오히려 가까운 사람들과 원수처럼 지낼 때가 훨씬 많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와 같이 내 곁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 척을 지고 원수처럼 지낼 때가 가장 괴롭습니다. 그럴 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5:44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솔직히 처음 이 말씀을 읽었을 때에는 마음에 큰 감동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머리로 이해는 가지만 가슴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음 구절을 읽고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마태복음 5장 45절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우리가 늘 기도하는 "예수님을 닮게 해주세요"라고 하는 방법이 여기 나와있는 것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몸소 실천하신 일이기도 합니다. 얼굴에 침을 뱉고 조롱하며 대못을 박고 십자가에 매다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이 스스로 무슨 짓을 하는지 알지 못하고 하는 일이라며 그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기를 기도 드리셨습니다.

 

하나님 역시 악인과 선인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햇빛을 내려주십니다.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를 구별하지 않으시고 비를 내려주십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이 용서하신 일에 제가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씩씩대고 있는 모습이 몹시 부끄럽게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회개의 기도를 드리며 다음날 동생이 좋아하는 초코 시트 생크림 딸기 케익을 사서 집에 갔답니다. 물론 그러고 나서도 또 싸우고 껄끄러운 대화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다시 하나님께 저의 부족함을 아뢰었습니다. 제가 부족해서 저는 이만큼밖에 못 했지만, 나머지는 하나님이 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기도 드렸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넓은 마음으로 사랑을 베푸는 사람 될 수 있게 성장시켜달라고도 기도 드렸지요. 

 

 

 

우리는 모두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습니다. 나도 그렇고 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족한 우리들을 모두 용서하시고 예수님을 화목제물 삼아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가장 첫 번째로 할 일은 남을 용서하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내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 같은 사람, 오해가 생긴 그 사람을 그리스도인으로서 먼저 손 내밀며 배려하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잘 안 될때도 하나님께 기도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주님께 맡기는 것, 내 안에 평안을 주시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자유를 얻는 여러분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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